시장주의에 실패한 미국 - 2편 -
사회이슈 2010. 7. 15. 19:08
1980년 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열고 94년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절정에 달했던 보수주의 혁명은 30년 만에 완연한 석양에 접어들었다. 그리 아름답지 않은 석양이다. 이미 2006년 중간선거에서 12년 만에 의회권력을 민주당에 넘겼던 공화당은 이번 대선․총선으로 백악관마저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금융의 세계화로 황금시대를 구가했던 월가는 지난 달 백기를 들고 정부의 강력한 개입을 호소하고 나섰다. 오랫동안 책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케인스 경제학이 볕을 쬐고 있다.
필수불가결한 나라 극초강대국(Hyper Power)으로 전지구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은 상품과 금융의 세계화에 취했던 한 시대를 접고 새로운 방향타를 찾아 나섰다. 이번 대선은 그 조타수를 선택하는 절차로 성격이 변했다. 지난 30년 간 미국의 외형을 키워온 세계화의 논리가 역으로 미국의 내실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미국이 세계화의 폐단에 눈을 돌렸어야 할 시점에 대권을 잡은 부시 행정부는 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위태롭게 번영을 구가하던 월가에 돈벼락을 안겼다. 감세안을 확대하면서 기업은 재미를 봤지만 재정은 멍이 들었으며, 규제를 더 풀면서 월가는 더 많은 자유를 구가했다. 양극화는 심해지고 보통사람들의 실질소득은 줄었다.
시장근본주의에 중독된 미국에 처음 경고음을 울린 것은 2006년 11월 중간선거였다. 선거판의 가장 큰 이슈는 당시 악화일로를 걷던 이라크 정책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결과는 세계화의 폐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그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임을 입증케 했다. 하원 41명, 상원 9명의 민주당 새내기 의원들이 의사당에 입성했다. 민주당 주도 의회는 최저임금 인상, 메디케어(65세이상 노인 의보) 약값 인하 등의 민생현안에 손을 댔지만 미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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